사주에서의 십이지란
십이지는 子(자), 丑(축), 寅(인), 卯(묘), 辰(신), 巳(사), 午(오), 未(미), 申(신), 酉(유), 戌(술), 亥(해)의 열 두개 글자를 말한다. 다음은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 나오는 십이지의 내용이다. 자는 11월에 양기가 동함이다. 만물이 땅속에서 움트는 것이니 사람이 태아로 자리를 잡아 자라는 모양을 일컫는 것이며 그대로 본뜬 것이다. 축은 12월에 만물이 땅속에서 자라나고 사람들은 농사를 준비한다. 그래서 손의 모양을 본뜬 것이다. 인은 종지뼈를 뜻한다. 정월에 양기가 동하여 땅속의 물을 벗어나 위로 오르고자 하나 음기가 아직도 강하여 쉽게 오르지 못하는 것이다. 묘는 무릅쓴다는 뜻이다. 2월에는 만물이 땅을 뚫고 올라온다. 문을 활짝 열어 놓은 모양을 본뜬 것이다. 그러므로 2월이면 천문(天門)이 열리는 달이다. 신은 떨친다는 뜻이다. 3월에 양기가 동하고 우레와 번개가 쳐 백성들이 농사를 시작하는 것이다. 신은 곧 방성(房星)을 말하는데 이는 농사를 주관하는 별로 농사의 시작을 알린다. 사는 뱀을 뜻한다. 4월에는 양기가 이미 나타나고 음기가 쇠할 대로 쇠하기에 만물이 제 무늬를 다 드러낸다. 그러므로 사는 뱀의 모양을 본뜬 것이다. 오는 만난다는 뜻이다. 5월에는 음기가 나와 양기를 거스르되 땅을 뚫고 나오기 때문에, 이를 본뜬 것으로 오는 시와 같은 뜻이다. 미는 맛을 뜻한다. 6월에는 맛이 들기 시작한다. 오행(五行)으로 말하면 목은 미에 이르러 늙기 때문에 나무에 가지와 잎을 중복시켜 미라 글자 모양을 본뜬 것이다. 신은 신통하다는 뜻이다. 7월에는 음기가 성하여 만물은 스스로 신장하고 단단해지기에 신은 스스로 지닌다는 뜻이다. 관리들은 포시(餔時申時)에 정사를 듣고 아침에는 영(令)을 닦아 편다고 하였다. 유는 나아간다는 뜻이다. 8월에는 기장이 익어 술을 담을 수 있게 되니 고문 유의 술병 모양을 그대로 본뜬 것이다. 술은 작은 도끼를 뜻한다. 9월에는 양기가 희미하고 만물은 온전히 익게 된다. 양기는 땅속으로 들어간다. 오행 상으로 토는 무에서 생(生)하여 술에서 성(成)하기 때문에, 무와 일을 합쳤는데 일은 또한 소리를 겸한 것이다.
해는 음양이 합쳐 씨를 맺는다는 뜻이다. 10월에는 미양(微陽)이 일어나 성음(盛陰)과 접한다. 그렇기에 이에서 나왔는데 하나는 남자이고 하나는 여자이다. 아이 가진 여자가 숨을 헐떡이는 모양을 본뜬 것이다. 춘추전에서는 '해는 두 머리에 여섯 몸이 있다.'라고 하였다. 113자는 양기가 처음 동하며, 사람으로는 임신이 되는 것에 비유했다. 축은 만물이 땅속에서 자라고 있으며 사람의 손에 비유했다. 인은 만물이 소생하기 바로 직전의 모습이며 사람의 종지뼈에 비유했다. 묘는 처음 싹이 트는 모습, 신은 만물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에 농사를 지음에 비유했다. 사는 12 동물 중에 뱀에 비유했고 음기가 가장 쇠약해졌음을 말한다. 오는 음기가 처음 땅 위로 생겨 올라와 양기와의 만남을 말하고, 미는 만물이 다 자라 맛이 드는 모습에, 신은 만물이 신장되고 단단해짐을, 그리고 정사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유는 만물이 완전히 익어 술(酒)을 담그는 말을 하고 있다. 술은 만물이 그 힘이 다해 다시 땅속으로 들어감을, 해는 땅속에서 다시 씨앗이 맺음과 임신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십이지에 대한 해석을 십간의 해석과 같이 식물의 생성쇠멸 과정과 인체가 만들어지는 과정, 그리고 음양의 원리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에서는 동물로, 신과 유에서는 1년 동안의 과정을 일상 생활 속 경험과 생활의 내용, 정치하는 방법으로 설명하고 있다. 비교적 다양하게 십이지의 각 문자를 해석하고 있는데, 이는 그만큼 십이지가 폭넓게 생활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었음을 뜻하는 내용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각 방면에서 응용되어 사용되는 십이지는, 그 쓰임의 다양함에 따라 사주명리에 적용하면서 유리하고 적절하였다고 생각할 수 있다. 자는 잉태함이니 양기가 비로소 싹트게 되니 아래서 태어나 자란다. 축은 붙들어 매는 것이다. 한기가 스스로 굴곡 하는 것이다. 인은 종지뼈이다. 양기가 나오려고 하는 것이다. 음기가 강하여 아래에 스며들어 튀어나온 것이다. 묘는 무릅쓰는 것이다. 만물이 무릅쓰고 땅 위로 나오려는 것이며 신은 펴는 것이다. 모든 만물이 펼쳐져 나오게 된다. 사는 그침이라. 양기가 펼쳐지는 것이 마치게 된다. 오는 거스르게 됨이다. 음양이 맞물려 서로 놀라고 섞이는 것이다. 미는 어두워지는 것이다. 하루의 중간이 기울었다는 것이며 양이 북향의 창으로 피하여 숨는다. 신은 몸을 펴서 합쳐 완성했음이다. 그러므로 진지(晋志)에서 말하기를 만물의 몸이 모두 완성되었다고 말했다. 유는 취하는 것이다. 만물이 성숙한 것이다. 술 멸하는 것이다. 만물이 다하여 멸함이다. 해는 씨앗이다. 만물이 거두어 저장되니 모두 단단한 씨가 된다.
자에서 해까지를 일 년 동안 식물이 땅속에서 나와 성장하고 소멸하는 방법으로 설명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앞에서 십이지를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 고찰해 본 내용과 일치하고 있다. 이와 같은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사주명리에 적용된 십이지는, 고대 중국인들의 십이지 관념이 그대로 적용되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위 내용으로 보아 당시 사주(事主) 명리(冥利)가 일반인들에게 운명을 감정해 주는 데 있어, 구조나 이론이 사회적으로 철학과 과학적 차원에서 나름대로 인정받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해 주는 근거로 볼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