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명리학에서의 오행관념
사주명리학의 관점에서는 앞에서 설명했듯이 태양계의 오성인 목성(木城), 화성(化城), 토성(土城), 금성(禁城), 수성(修城)을 오행과 연결시켜서, 그 시원을 찾아보려는 학설이 우세하다. 하지만 처음에 오행이 누구에 의해 어떠한 이유로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하는 문제는, 현재로서는 밝혀내기 어려운 일이다. 고대 중국문헌 가운데 백호통(白虎通)에서는 오행을 복희가 만든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좌전(左傳) 소공(昭公) 29년의 기록을 보면, 소호(少皥)시대에 오행과 관련된 것을 담당하는 관직을 설치했다고 한다. 또 상서(尙書) 홍범(洪範)의 기록을 보면, 하나라 때 우왕이 홍수를 다스리기 위해서 하늘에서 받은 것으로 되어있다. 이렇듯 오행에 대한 출발이 일정하지 않다. 이러한 내용들을 갖고서 고대(古代) 중국(中國)문헌에서 살펴보면, 처음의 오행관념에 상생, 상승 이라는 관념이 부가되면서, 지금과 같은 오행관념의 사상적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문헌(文憲)의 자료 중에서, 다섯 가지 오행의 모습을 다 갖추어 오행관념을 보여 주고 있는 가장 오래된 것은, 상서의 홍범으로 볼 수 있다. 홍범의 경우 은(殷)의 현인 기자(箕子)가 주(周)의 무왕(武王)에게 전해 준, 치국에 관련된 정치의 대법(大法)을 기록한 책이다. 모두 아홉 가지의 대법이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첫 번째 조목이 바로 오행이다. 여기서는 오행을 수(水), 화(火), 목(木), 금(金), 토(土)라하고 그 각각의 성질 및 맛을 자세히 열거하고 있다. 그 내용을 보면 생활에 필요한 다섯 가지 자재를 말한 것으로 보여진다. “수요, 화요, 목이요, 금이요, 토다. 물은 적시고 내려가는 것이고, 불은 타면서 올라가는 것이고 또 앞의 내용들에서 보면 오행(五行)이라는 말 자체에 철학적 개념이 내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오행을 단지 다섯 가지 물질인 오물(五物)만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오행이 단순히 다섯 가지의 물질로만 사용되었다면 오물이 되었어야 한다. 하지만 오행이라고 했다. 다섯 가지에 행(行)을 붙였다. 행은 가다, 겪다, 돌아다니다, 흐르다 등의 뜻이 있다. '물은 적시고 내려가는 것이고, 불은 타면서 올라가는 것이고, 나무는 굽고 곧은 것이며, 쇠는 따르고 바뀌는 것이며, 흙은 심고 거두는 것이다' 라는 말은, 다섯 물질을 자연 그대로의 관찰과 그 변화에 대한 내용까지 포함되어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사상이 부여되어 있음을 놓쳐서는 안된다. 이러한 내용으로 보아 오행은 이 당시 정치와 연결되어 사상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오행(五行)에다 하늘과 인사를 연결하여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고대의 중국인들은 천인감응사상이다. 따라서 순수한 초기 원시적 의미의 오행 즉 물, 나무, 불, 흙, 금속에 대한 개념은 그 이전이 될 수 있다는 증거가 된다. 이 당시 사람들에게 물과 나무와 불과 흙과 철의 다섯 가지 재료는, 실생활에서 꼭 필요한 생활의 기본적 요소들이었다. 여기서 한가지 우리가 좀더 자세히 살펴보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다섯 가지 재료 중에서 금에 대한 문제이다. 물, 나무, 불, 흙은 금속보다도 더 직접적이고 오래전부터 인류에게 필요로 한 물질이었다. 수집과 채집의 생활에서도 물을 마셔야 했고, 나무 열매를 따먹어야 했다. 흙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니 물과 흙과곡식이 되는 나무를 포함한 세 가지 요소는 원시시대부터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었다. 그 다음 불을 발견하게 된다. 고대 중국문헌에서는 불을 처음 발견하여 사용하도록 한 인물이 수인씨라고 한다. 또한 역사학자나 인류학자들은 자연의 재해, 즉 천둥과 번개로부터 사람들은 불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순서에 입각한다면 물과 흙과, 그리고 나무 다음에는 불의 순서이다. 여기까지는 금이 오행에 합류하지 못하여 다섯 가지의 물질이 되지 않는다. 여기서 잠시 눈을 돌려 서양이나 인도의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대 서양의 그리스나 인도에서는 4원소가 있었다. 이 4원소는 인도에서는 지(地), 수(水), 화(火), 풍(風)이고, 그리스에서도 흙, 물, 불, 바람으로 서로 같다. 이렇게 본다면 목과 금을 빼고 동서양이 같은 원소를 말하고 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바로 이 4원소는 인류의 생활에 있어, 생존에 가장 근본이 되는 물질이라는 점이다.
서양의 이 시기는 중국으로 보면 하나라와 비슷한 시대로 볼 수 있다. 중국 고고학계의 연구에 따르면 중국 최초의 청동검은 지금부터 약 5천년 전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때는 중국의 역사에서 하나라의 시대로 보고 있다. 즉 중국에서는 하나라 때부터 금이라는 물질이 인간의 생활에 밀접하게 관련되었다.고 볼 수 있다. 상서(尙書)의 홍범(洪範) 내용은 시대적으로 은나라 때의 내용이다. 하지만 이러한 위의 내용으로 미루어 본다면, 다섯 가지 물질에 관한 인간과의 연계적 관계를, 좀 더 소급해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오행관념은 계속 발전되면서 춘추시대로 이어진다. 좌전(左傳)이나 국어(國語)에서 오행에 관해 언급한 자료들을 찾아볼 수 있다. 고대의 농경사회에서는 이 다섯 가지가 생활에 필수적인 것으로, 중요한 것들이었기에 이것을 담당하는 관리가 있었다. 여기서도 오행이 단지 생활에 필요한 물질로만 적용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섯 물질을 담당하는 관리를 두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관리는 자기가 맡은 분야를 발전시키기 위해 연구하게 된다. 연구라 함은 물질과 정신 모든 분야를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오행의 관념이 원시적 오행의 다섯 재료로부터 발달하고 있음을 추리할 수 있다. 또 국어의 '선왕은 토를 금, 목, 수, 화와 섞어서 많은 물건을 만들었다.'라는 내용을 주목해 보아야 한다. 토가 모든 원소에 반드시 들어가야만 물건을 만들어 냈다고 하였다. 다시 말해 토가없으면 다른 4개의 물질만으로는 또 다른 물질을 만들 수 없다는 내용이다. 그만큼 토를 중요시했다. 토를 오행의 가장 중요한 물질로 보았다여기서 보면 '서로 낳으니'라는 오행의 상행이 나오고 있다. 즉 목에서 화가 나오고 화는 토를 낳고 토는 금을 낳고 금은 수를 낳게 된다는 것이 오행상생의 이론이다. 이러한 오행상생의 이론을 역사의 흐름에 맞추어 설명하고 있다. 태호는 목이고, 염제는 화이며, 황제는 토이고, 소호는 금이며, 전욱은 수이다. 여기서 보면 오행상생이론과 그 이론을 이용하여 정치와 역사의 문제를 해석하고 있다. 물론 일부 학계에서는 '공자가'어가 한나라 이후 삼국시대의 왕숙(王肅)이 위조한 것이라고 말하고는 있다. 그래서 이 당시 오행상생과 그에 대한 사상이 글 속에 들어갔다고 하는 견해가 많다. 하지만 앞에서 살펴본 좌전과 국어의 내용들을 보면 현재로서는 무조건 믿지 않기에도 힘들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좀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